1. 세자의 마음의 병
고령의 나이에 늦둥이를 본 영조는 이산을 매우 총애하여 갓 돌이 지난 나이에 왕세자 책봉을 합니다. 아버지의 마음에 부응하듯 이산은 두 살 때 천자문을 떼고 세 살 때 사치와 검소를 구분하는 듯 비범함을 드러냅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자에 책봉되어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야 했고 영조의 조기교육 또한 혹독하긴 매한가지였습니다. 열 살이 되던 해엔 혜 경빈 홍 씨가 세자빈으로 들어오게 되고 공부를 게을리하는데 이를 본 영조는 실망하고 대신들 앞에서 크게 꾸짖습니다. 세자가 성인이 되자 영조는 세제에게 양위하겠다고 자주 말을 꺼내는데 이는 진짜 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 세자의 반응과 신하들의 충성심을 떠보기 위한 테스트였습니다. 그러다 대리청정이 시작되었는데 세자의 개혁적인 성향이 자신과 안 맞고 자신이 이뤄놓은 탕평책을 건드리려 하자 하나하나 지적을 하며 세자의 기를 죽였습니다. 의견을 내면 반대하고 세자가 의견을 구하면 그만한 일도 해결 못한다며 면박을 줍니다. 이런 와중에 세자는 아들을 얻게 됩니다. 부푼 마음으로 세손을 데려갔지만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또 한 번의 선위 파동이 일어나고 한겨울에 목숨 걸고 석고대죄를 하다 쓰러집니다. 아버지의 태도로 인하여 세자의 마음의 병은 더 심해져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탈출구를 찾고자 방황하고 있을 때 대왕대비인 인원왕후의 죽음에 영조는 왕이 되는 건데 윤허를 거두게 해서 대비까지 돌아가시게 만들었다며 세자 탓을 하며 대리청정에도 나오지 않는 세자에게 폭언을 쏟고 돌아갑니다. 이러한 부왕의 가혹한 압박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주변 사람들과도 점점 멀어집니다.
2. 뒤주
영조는 처음엔 세손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성장하면서 총명하고 공부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자 곧 사랑과 총애를 듬뿍 줍니다. 영조는 보위를 세손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신하들에게 알리며 세자를 폐하라는 상소를 올리라 말하지만 신하들 중 그 누구도 상소를 쓸 엄두를 못 냅니다. 얼마 후 노론의 수장 김상로는 나경언을 사주해 세자의 비행과 반역 모의를 형사에 고발하도록 시키고 영조가 그의 발언을 지지하게 되자 세자는 또 한 번 석고대죄를 하였으나 자신의 존재 자체가 역모라고 하는 아버지의 말에 힘겹게 버티던 세자는 무너지고 맙니다. 결국 세자는 폭발해 상복을 입고 측근들과 함께 부왕을 죽이러 향합니다. 그곳에 영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세손이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밖에서 듣고 있던 세자는 아들의 말에 들고 있던 칼을 내려놓습니다. 다음날 결국 임오화변이 일어납니다. 영조는 세자가 역모죄로 죽으면 연좌제로 세손이 왕위를 이을 수 없어 세자에게 자결하라고 하나 측근들이 이를 막자 뒤주를 가져오라 합니다. 세자가 뒤주에 들어가고 9일 뒤 숨을 거두고 맙니다.
3. 최악의 아버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있는 실제 왕가의 이야기를 영화화 한 사도. 역사를 배울 때도 비운의 사도세자가 참 안타깝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아버지가 되어 아들을 죽일 수 있는 것인지 영화를 보고서는 자신이 총애하는 세손이자 왕위를 이어받게 할 세손을 위해 뒤주에 가둬 죽일 수밖에 없었단 걸 알겠지만 그래도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부자간의 비극이 일어난 원흉이 영조의 행동이었으니까요. 사도가 영조의 아들이 맞는 건가 싶을 정도입니다. 아무리 자신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있었고 그걸 아들에게 바라 자신의 뜻대로 성장하길 바랐지만 뜻대로 안 자라도 그렇지 말도 못되게 하고 커서는 수많은 신하들 앞에서 면박을 주어 아들 기를 죽이고 정신적 압박감을 주며 피폐하게 만들다니 자신의 잘못은 생각도 못하고 아들 탓만 하는 영조는 제겐 최악의 아버지이자 왕으로 남아있습니다. 정말 손주를 대하는 말과 태도를 조금이라도 아들에게 해주었다면 이러한 부자간의 비극이 일어났을까요? 왕위도 권력도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단 하나 아버지의 애정을 바란 사도의 모습이 너무 짠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나마 영화에선 영조가 아들을 사랑했고 죽은 아들을 생각하며 슬퍼하는 의미로 시호를 내려 영조와 사도의 모습을 순화시켰지만 실제 실록에는 아들을 사랑했는지 알 수 없고 아들의 시호를 단순히 과오를 뉘우쳤다는 시법에 맞춰 사도라는 시호를 내렸다고 합니다. 영화보다 더 잔혹하고 비극적인 가족사. 근데 이를 잘 순화해 연출해준 이준익 감독과 열연이 돋보였던 주연 캐릭터를 연기한 연기자들 그래서 멋진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고 서툴러도 가족끼리 애정표현은 해주어야겠단 생각이 든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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